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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여행 5일차, 라스베가스(인앤아웃, 스트립 투어, 코카콜라 스토어, 오 쇼)

USA

by 그리부이 2023. 3. 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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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지도 5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촌스럽게 시차적응을 하지 못해서 늦은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간 곳은 인앤아웃. 서부에만 있는 버거 체인으로 유명하다. LA나 그랜드캐년으로 이동하는 길에 들러볼까 했는데,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사악한 임대료의 LA 시내에는 거의 없었고 살짝 외곽으로 가야 볼 수 있는 정도? 라스 베가스에서도 스트립 내에 있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가까운 편이라 걸어다녀오기로 했다.

압도적인 비주얼의 애니멀스타일 프라이


인앤아웃은 몇가지 히든메뉴가 있다고 알려져있는데 그 중 하나인 애니멀스타일 프라이를 주문했다. 구운 양파, 치즈와 소스를 듬뿍 뿌려주는 프라이인데, 맛은 매우 좋았지만 먹기가 좀 불편했다.
버거는 무조건 더블더블 시키라길래 고민안하고 주문. 근데 진짜 맛있었다. 너무 맛있었던 나머지 다음날 또 와서 먹었고... 뭐라고 해야될까 뭔가 버거인데 프레시한 샌드위치를 먹는, 근데 또 버거의 묵직함은 있는... 그래서인지 세시 네시에 가도 줄이 늘 서있었다. 게다가 다른 버거 체인들에 비해 훨씬 저렴해서 아주 만족.

밥을 먹고 나서는 근처 호텔들을 둘러보며 돌아다녔다. 아무래도 지은지 오래되어 약간 월미도 맛이 나긴 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돌아다녀 줘야지. 미국 특유의 어딘가 나사빠진 마감과는 별개로, 거대한 스케일에서 주는 색다른 느낌이 있었다. 월미도 디스코팡팡이 시청앞 광장사이즈같이 커진다면? 같은 질문의 대답지를 보는 느낌.


룩소르 호텔의 내부


처음 간 곳은 룩소르라는 호텔이었는데 여기는 이집트 피라미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원래 룩소르는 테베라고 불리던 이집트 신왕국 시대의 수도 이름인데, 룩소르 신전, 카르나크 신전, 왕가의 계곡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호텔 자체는 이러한 배경과는 달리 들어서자마자 온갖 이집트 상형문자와 조각들로 인해 복잡한 생각이 드는 공간이었는데, 어찌보면 마이너한 취향인 고대 이집트를 컨셉으로하는 프로젝트가 초대형으로 이루어진 것도 신기하고, 그 프로젝트를 승인해주고 펀딩해주는 것도 신기하고, (내가 막 고증 과정을 할 수 있을 만큼 고대 이집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모습과 맞지 않는 모습도 신기하고...
이 곳의 하이라이트는 자칼의 머리를 한 아누비스가 어깨 가득 크리스마스 장식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보고 빵터지고 지나갔는데 사진을 찍어두지 못한게 너무 아쉽네...

라스 베가스에 오신다면 이 룩소르 호텔만은 꼭 구경해보시기를 바란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이곳이 특히 나의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거의 확신으로 만들어준 공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스케일에서 오는 압도감이 있다.


그 다음으로 간 곳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엑스칼리버라는 호텔. 여기는 중세시대 컨셉이었는데 여기서도 뭔지 모를 어설픔이 느껴지기는 했다. 하지만 룩소르의 임팩트가 워낙 강렬해서 심심하게 지나감...

잘 보면 벽 장식이 중세시대 성벽 비스무리하게 해놨다.


길 건너에는 그 유명한 MGM 호텔과 뉴욕뉴욕이라는 호텔이 있었다. 말 그대로 뉴욕을 컨셉으로 만든 테마호텔인데, 뭐 자유의 여신상 봤으면 됐잖아? 과감하게 스킵...하려다가 저 상가에 재밌는게 많다고 해서 이동.

이동하는 중에 찍은 사진. 멀리 MGM로고와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이쯤부터 호텔의 상가층에 재밌는 가게들이 많이 보였는데, 말하자면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셈인데, 뉴욕뉴욕 호텔에서는 허쉬 초콜릿 월드를 가봤다. 지금은 입이 쓸데없이 고급이 되서 잘 먹지는 않지만, 어릴때는 어찌나 키세스를 좋아했었던지. 고급 초콜릿은 아니지만 그 허쉬 특유의 설탕맛 초콜릿에 익숙해져서, 고등학교때는 한동안 매일 허쉬 1/2파운드 초콜릿바를 두개씩 박살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 사람이 허쉬 초콜릿 플래그 매장을 둘러보지않으면 안되겠지.

초코의 여신상...


다양한 초콜릿 조각품과 정말 생각지도 못한 제품들이 나와있어서 오랜만에 쇼핑본능이 불붙을뻔 했지만 가격표를 보고 바로 진정... 미국 친구들은 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서, 기가막히게 프라이스 포지션을 세팅해놨다. 와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이거 하나쯤은...? 이라고 큰맘먹고 살 수 있을만한 가격 최상단에 얹어놓는... 하여튼 정이 없어요 정이... 우리나라 관광지 상인들 욕하는 글에 ‘한탕주의’같은 단어가 등장하는데, (물론 그런 바가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선녀처럼 보일 수준이다.

제일 눈돌아갔던 아이템은 패키지를 DIY로 프린트해주는 이 기계였는데, 내가 사진을 선택해서 보내고 이런저런 문구를 입력하면 그 모양대로 패키지를 만들어준다! 이것도 눈이 잠깐 돌아갔는데, 마음을 고쳐먹고 그냥 돌아다녔다. (하지만 결국 짝꿍이 크리스마스 깜짝 선물로 몰래 준비해줬다. 너무 감동적이었어..)

바로 이 기계. 당신의 추억을 달콤함으로 남겨보세요.


그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M&M 플래그십 매장. 이건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워낙 이 매장 자체가 유명하다고 해서 둘러봤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진열된 형형색색의 M&M을 보니까 내가 왜 M&M을 사먹지 않았는지에 대한 기억이 났는데, 도대체 저 많은 색깔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첨가물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게 먹으라고 만드는건지 보라고 만드는건지... 음식이면 좀 음식 색깔 같아야지.
하지만 우린 먹으러 온게 아니라 보러 온거니까 뭐 즐겁게 구경하다가 돌아갔다.

문제의 M&M기둥.

 

그래도 방문한 기념으로 사진은 한 장 남겼다.


그 다음으로 구경한 곳은 코카콜라 플래그십 스토어. 여기는 좀 가보고 싶긴 했다. 일단 코카콜라가 워낙 성공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플래그십 매장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해 궁금하기도 했고, 평소에도 코카콜라를 제일 많이 먹기도 하고...

가장 기대되는 매장이라 입구부터 사진을 남겼다.

 

엄청나게 다양한 패키징.


정말 다양한 기념품을 팔고 있었고, 플래그십 매장 답게 제품도 다양하게 갖춰놓았다. 그 와중에 북극곰 탈 쓰고 같이 사진찍어주는 인형탈 알바가 또 킬포였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사진은 같이 못찍었다.

매장이 워낙 커서 여러 층으로 되어있는데, 카페테리아 같은 층에 가면 이런걸 판다. Taste of the world라는 말하자면 음료 샘플러다. 코카콜라가 진출한 세계의 각국에서 잘나가는 독특한 음료들을 모아서 한잔씩 먹어볼 수 있는 메뉴다. 뭐든 다 먹어보고 해봐야하는 나로써는 참을 수 없는 ‘샘플러’라는 옵션... 바로 주문...

총 16가지의 다른 음료.


저 메뉴판에 Current International flavors 라고 써있었는데, 메뉴가 조금씩은 바뀔 수 있나보다. 전부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뭐 잉카콜라나 과라나 그런 것도 있었고 하여튼 절대 안가볼 것 같은 제 3세계의 특이한 음료들이 많아 좋았다. 한가지 단점은 이걸 다 먹고나니까 슈가 하이가 오는 것처럼 머리가 아프더라...

한참 더 돌아다니다가 저녁시간이 되어서 밥을 먹었다. 텍사스식 바베큐라는데, 적어보이는 양에 비해 굉장히 느끼했기 때문에 꽤 포만감이 들었다.

립과 브리스킷.


먹고 나서는 저녁에 벨라지오 호텔에서 ‘오 쇼’를 보러가기로 했기 때문에 벨라지오 호텔로 이동.

이건 왜 찍었지...? 아무튼 개선문...

 

 
 
 나는 마카오에서도 비슷한 워터쇼를 봤기 때문에 뭐 이왕이면 다른 쇼(불쇼같은...)를 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동양의 베가스가 아닌 진짜 베가스에서 보는 쇼는 어떨까? 하는 마음도 들어서 결국 오쇼를 보기로 선택했었다.
마카오에서의 비슷한 경험 덕분에 좋은 자리를 조금이나마 저렴하게 예약하고 입장.

인증샷 구역도 있다.

 

무대가 이렇게 가깝게 되어있어 물이 튈 수도 있다.


오 쇼도 쇼비지니스에서 가장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에서 제작한 쇼다. 전반적인 느낌은 마카오에서 봤을 때랑 비슷하다면 비슷했는데, 그래도 매우 재밌게 잘봤다. 표 값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베가스 까지 오셨다면 꼭 오쇼가 아니더라도 유명한 쇼 한 두개쯤은 구경하고 가시기를 바란다.

커튼콜!

 
쇼를 다 보고 나왔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서 유명한 벨라지오의 분수쇼를 볼 수 있었다. 영화 속 그 장면을 직접 보는 느낌이 좋긴 했지만 방금 전에 엄청난 쇼를 보고 나와서 그런가 엄청 감흥있고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호텔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 하루종일 뽈뽈거리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이날은 시차 적응과 무관하게 바로 쓰러져서 푹 잘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잠뜰 때의 착각이었을 뿐이니... 다음에 계속...
 

호텔 뷰가 참 ‘라스 베가스’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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