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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여행 6일차, 오이스터 바,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 Joey DTLA

USA

by 그리부이 2023. 3. 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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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차 적응을 했나? 하면서 잘 시간에 눈을 감았는데, 눈을 뜨니 한 시 반. 어이없어하며 핸드폰을 보고 있었더니 짝꿍도 슬그머니 일어났다. 이럴 땐 야식이라도 먹어야지.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이 많지는 않았는데, 우리가 찜해놓은 맛집 중에 오이스터 바라는 곳이 있어 가기로 했다.

오이스터 바는 카지노 옆 카페스탠드처럼 정말 이상한 위치에 있는 식당이다. 자리도 바 자리만 20개 정도 있었는데, 외관만 놓고 보면 진짜 역전우동...하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새벽 2시에도 엄청난 웨이팅이 있었다. 여기 뭐 하는 데지?
어지간하면 줄 서기 싫어하는 짝꿍이었지만 달리 갈 곳도, 할 것도 없던 우리는 기다려 보기로. 근데 그 시간에도 거의 한 시간 반 정도는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간신히 입장.

LA행 비행기에서 마셔봤던 켄달잭슨. 현지에서는 저렴해요.


나름 오이스터 바니까, 생굴 플래터도 하프로 하나 시키고 와인도 시켰다. 여기는 굴과 해산물을 이용한 메뉴들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검보나 잠발라야, 부이야베스 같은 메뉴들에 쌀을 곁들여 약간 국밥 스타일로 해석한... 그런 메뉴들을 팔고 있었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간 부이야베스와 검보.


근데 세상에, 두 시간씩 줄 서는 이유를 알게 되는 맛. 물론 새벽에 배고플 때 먹어서 그랬겠지만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다. ㄴ마중에 집에 돌아와서도 비슷하게 흉내 내보려고 여러 번 트라이를 했는데 흉내내기 어려운 맛. 얼큰한 토마토 국밥 같으면서도 부야베스나 검보의 원형은 살려낸 독특한 한 그릇. 진짜 맛있게 먹고 나서 빨리 자리를 비켜줬다. 뒷사람도 그만 기다리고 빨리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에... 아마도 베가스를 다시 방문한다면 이 가게는 꼭 방문하지 않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굴의 선도가 살짝 떨어졌는지 알레르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해산물을 좋아하고 꽤 다양하게, 자주 먹는 편이지만 선도에 굉장히 예민한 편인데, 결혼식장 뷔페에 나오는 회 종류나 초밥 뷔페 같은 데만 가도 가끔 알레르기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굴도 먹었을 때 선도가 낮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알레르기가 올라오더라. 다행히 짝꿍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해산물에 예민한 편이시면 굴은 피하시길.

우선은 약을 사기 위해 스트립의 가장 큰 CVS로 향했다. 근데 진짜 온갖 약들을, 그것도 대용량으로 팔고 있는 편의점을 보니 갑자기 브레이킹 배드 같은 게 떠올랐다.... 이런 데서 감기약을 잔뜩 사다가 조제하는 건가.... 미국인들의 마약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단 시스템의 문제(민영화된 의료와 제약회사의 영업, 과잉처방, 접근성 등등)라고 들었는데 확실히 한국에서는 처방전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약들이 300 타블렛, 500 타블렛 씩 팔고 있더라. 뭔가 무섭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한국 돌아가서 먹을 생각을 하며 알레르기 약과 두통약을 대용량으로 하나씩 샀다....



다음날 일어나니 역시 또 점심시간. 오늘은 체크아웃하는 날이었지만, 4시까지 레이트 체크아웃을 해놓은 터라 여유롭게 움직이기로 했다. 낮에 바라본 스트립은 여전히 화려했다. 오히려 밤에 그 이상한 색상 조합의 네온사인을 끄니, 월미도 맛이 사라져서 더 좋아보였달까?

조각 피자를 파는 가게.

미국식 해장은 식은 치즈피자 아닐까? 아침 겸 점심으로는 피자를 먹기로 했다. 원래는 에그 슬럿을 갈까 했었는데 좀 귀찮기도 해서, 그냥 우리 호텔 아래 상가에 있는 피자를 사와서 방에서 먹기로.
객실 테라스에서는 스트립 뷰를 바라보며 한 잔 하거나 담배를 태울 수 있게 되어있었는데, 우리는 여기서 밥을 먹었다. 날씨가 좋으니 피크닉 나온 것 같고 좋더라. 근데 다 먹어갈 때쯤 갑자기 몇 년 전 있었던 라스 베가스 총격 사건이 떠올랐는데, 이런 객실 구조라 가능한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와중에 후다닥 먹고 체크아웃...

왜 나는 그런 이상한 생각이 자꾸 들까...? 피자는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나서는 아울렛을 들리기로 했다. 라스 베가스에 오는 많은 분들이 프리미엄 아울렛에 쇼핑을 하러 가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도 뭔가 살만한 게 있을까 싶어서 가봤다.

공홈에서 퍼온 사진. 전형적인 미국식 아울렛처럼 생겼다.


여기서는 캐리어를 들고 다니다가, 캐리어를 맡기자마자 지름신이 강림해서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바람에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인터넷에서 대체해 온 사진들이니 너그럽게 봐주시길...

내가 갔을 때는 연말이라 이것보다는 훨씬 사람이 많았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나이키 매장. 이런 칸이 한 30개는 있었던 듯.


싸다. 정말 싸다. 예상은 했지만 정말 저렴하게 쇼핑을 할 수 있었다. 나이키 매장에서 조던 두 켤레를 샀는데 하나에 한 70$정도 했었고, 캘빈클라인에서 산 청바지도 하나에 4~50$정도? 짝꿍은 신발을 사러 토리버치에 들렀는데, 가격이 너무 싸길래 어머님들 선물드릴 조그만 백도 하나씩 샀다. 진짜 이래서 쇼핑의 나라, 소비의 나라가 되는구나... 무지막지하게 쇼핑을 하고 다시 LA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어? 그런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쇼핑에 눈이 팔린 나머지 시간 계획을 너무 빠듯하게 세운 것. 공항에 출발 30분 전에 도착하긴 했지만, 너무 늦었다며 공항 직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후... 어떻게 하지... 직원은 우선 임시 티켓을 줄 테니 대기해 보라고 알렸다. 가끔 노쇼도 나오니까 그거라도 타고 갈 수 있으면 가보라고.
어쩔 수 없이 게이트 앞에서 무한 대기. 우리 비행기 바로 다음 비행기는 모든 사람이 다 탔다. 아 이럼 나가린데... 시간은 점점 흘러만 가고 짝꿍은 점점 멘탈이 나가는 게 보였다. 이미 LA 숙소는 예약해 둔 터라, 그럼 렌트카로 갈까? 하고 이런저런 플랜 B를 구상하는 와중에, 그날 출발하는 마지막 비행기에 딱 2자리가 생겼다! 역시 우리는 운이 좋아(?)를 외치며 비행기에 탔다.

운 좋은 것 맞나? 어쨌건 무사히 탑승


하늘에서 본 베가스는 더욱 반짝거렸다.

 
원래대로라면 낮에 탔을 비행기가, 어느덧 늦은 밤시간이 되어 사막에 세워진 도시의 반짝거리는 모습을 볼 시간에 출발했다. 저 멋진 야경을 파일럿도 더 오래 보여주고 싶었는지, 비행기도 도시를 빙글빙글 돌며 고도를 올리다가 이내 목적지로 출발했다. 너무 멋있어서 사진을 꽤 여러 장 찍었는데, 그래도 눈으로 본모습이 다 담기진 않더라. 인생은 여행과도 같아서, 우연히 발생한 일들로 인해 또다른 경험을 하고,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고, 뭐 그런 거 아닐까? 하는 개똥철학을 떠올리며 잠에 들었다.
 

한눈에 보이는 스트립. 가까이서 봤을때는 월미도 웃음벨이었는데 멀리서 보면 또 예쁘다.


칠흑같은 사막에 펼쳐진 격자형의 환락도시

 
그렇게 예상시간보다 세네 시간이나 늦게 LA에 도착. 원래는 짐을 넣어두고 어딜 놀러 나가려 했는데, 몸도 마음도 지쳐서 그냥 저녁 먹고 쉬기로.

호텔 건물 1층에 Joey DTLA라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가보기로. Yelp 어플에서도 평점이 아주 높아서 궁금했었기도 하고. 음식 몇 개랑 와인 칵테일을 시켰는데 다 맛있었다. 특히 랍스터 라비올리와 스테이크였나, 저게 진짜 맛있었다.
가격은 꽤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LA로 올 수 있었던 것을 축하하며 기분 좋게 한 잔 마시고 들어가서 금방 잠을 청했다.

깔끔하고 예쁘게 한 입 포션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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