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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여행 3일차, 그랜드 캐년, 로드트립, 코트야드 페이지 레이크 파월

USA

by 그리부이 2023. 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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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원래 계획은 아침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안막힐 시간에 열심히 밟아서 점심먹고 나올 시간 쯤이면  그랜드 캐년에 도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눈이 떠진 시간은 새벽 한시. 그렇다. 촌스럽게도 시차적응에 실패한 나는 말도 안되는 시간에 일어나버린 것이다. 한 5분정도 고민을하다가 짝꿍을 깨웠다. 지금 나가는 편이 낫겟다고 판단하고 바로 짐을 가지고 나오면 체크아웃했다.


안막히면 7시간 정도 걸린다.


늦은 밤이라 차가 별로 없기도 했고 길도 워낙 뻥뻥 뚫려있어서 운전할 맛이 났다. 그래도 제한속도를 지키면서 조심조심 이동.

새벽의 드라이브는 언제나 재밌다. 7시간 동안 계속하는 것만 아니라면...

쭉 운전을 해서 오니 어느덧 아침먹을 시간. 기름도 넣을 겸 휴게소 비슷한 곳으로 가서 아침도 시켰다. 타코벨이 있길래 시켜봤는데, 뭐 맛은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했다. 그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뭐 어떻게 생각해보면 퀄리티 컨트롤이 잘되는 것일지도...
사실상 밤을 새고 먹은거라 소화가 잘 안되기는 했다.

언제나 시키는 크런치랩과 퀘사디아


가는 길 내내 사막이 지속됐다. 네바다 / 애리조나를 지나가는데 진짜 어쩜 이렇게 사막밖에 없는지. 그것도 드라마에서 보던 이상한 풀이 자라는 미국 사막. 밤에 운전할 때는 몰랐는데 해가 뜨니까 오히려 조금 더 재미없는 풍경이었다.

드라마에서 보던 미국 사막의 모습.


그런데 어느순간 갑자기 눈이 오는게 아닌가? 뭐지? 사막인데 눈이 어떻게 이렇게 많이 와? 그러면서 서서히 걱정이 되었다. 이정도면 아무것도 안보이는거 아냐?

눈오는 사막이라니 세상에.


어찌어찌 도착을 하고 입장료를 내고 그랜드 캐년으로 들어왔다. 역시나 눈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보였고, 밤새 운전을 하고 아침에 도착한 터라 너무나도 졸렸다. 일단 차에서 좀쉬다가 눈이 그치면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시트에 기댔다.

눈을 뜨니까 어느덧 오후 세시. 미쳤다. 차에서만 거의 네시간을 자버렸다. 오늘도 시차적응은 물건너갔구만. 곤히 자고있는 짝꿍을 꺠워서 밖으로 나갔는데 아직 눈. 우선 방문자 센터부터 들러봤다.

뭐 이런저런 설명이 되어있다.

 

시간대별로 최적의 코스를 추천해준다.


근데 일단 너무 추웠다. LA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었는데 사막에서 생각지도 못한 눈을 맞으니 이렇게 추울 수가 없었다. 방문자센터에서 나와 핫초코 한 잔을 사들고 1~2시간 코스를 위해 포인트로 걸어가는데, 뭐 보이는게 있어야지. 허탈하지만 사진을 찍어봤다.

그나마 보이는건 이정도 거리.

 

짝꿍도 한장.

사진을 찍고있다보니 기상이 더 안좋아졌다. 이제는 눈앞도 제대로 안보이는 상황. 기념품 샵에 들러 사진들을 보는데, 내가 방금 여기서 본 광경이랑 너무 다른걸? 우리는 그랜드 캐년 안본거로 하는게 맞는거 같다고 웃으며 나왔다.

여기가 그랜드 캐년이라고 누가 믿겠는가?


어째됐던 가야할 길도 멀었기 떄문에 더 이상 여기서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출발하려하는데, 또다른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원래는 그랜드 캐년에서 동쪽으로 쭉 이동하려 했는데 폭설로 길이 폐쇄되어버린 것. 공원까지 들어왔던길을 돌아 빙 둘러서 돌아가라고 했다. 예약해둔 호텔은 페이지에 있었기 때문에 거의 두 시간이 추가되는 상황. 하는 수 없이 출발했다.

두시간으로 예상했던 길이었는데...

 

심지어 저 중간 경유지도 폐쇄되어 네시간 정도 걸리는 길로 가야했다.


하는 수 없이 출발은 했지만 피곤한 몸과 어느덧 어두워질 것 같은 날씨에 결국 다른 방법을 찾아야했다. 지도를 뒤져보니 중간을 가로지르는 비포장 도로가 나왔고 이쪽으로 가면 그래도 한시간 정도는 세이브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 진입.

눈길로 들어가다가...

 

이런 비포장 도로를 달렸다니


비포장 도로를 한참 달리다보니 좀 무서워졌다. 혹시 여기서 바뀌가 빠지면 어떻게 되지? 눈도 와서 바닥도 진흙탕이 되버린데다가 제대로 된 길도 아니라 차도 하나도 안지나다니고... 사막 한가운데라 통신도 안되고....

어제 허츠에서 빌린 차가 업그레이드되어 닛산 맥시마로 받았는데, 차가 좋아서 망정이지 혹시라도 퍼졌으면 정말 큰일날뻔 했다. 혹시라도 눈이 오면 우리처럼 하지 마시고 일정을 바꾸더라도 안전하게 이동하시기를 바란다.

어찌저찌 졸린 눈을 비비며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밤. 원래 마음 속 생각은, 크리스마스 당일이니까 조그만한 케이크라도 사와서 기념하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고 정신이 없어서 저녁도 방에서 컵라면으로 대충 때우고 쓰러지듯이 잤다.

인터넷 어딘가에서 가져온 사진. 여름에는 이런 분위기인가보다.

호텔 리뷰를 잠깐 하자면, 굉장히 Cozy한 느낌의 호텔이었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장식이 귀엽게 걸려있었고 약간 낡은 느낌은 있었지만 하루종일 피곤했던 탓인지 너무 반가웠던 호텔이었고 푹 쉴 수 있어서 좋았다.

여기저기 놓여있던 귀여운 크리스마스 장식

 

트리 장식으로 가득찬 로비

 

수영장 쪽에도 크리스마스 장식.


수영장도 있었는데 이 날씨에도 따뜻한 물을 틀어놔서인지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미국 내 코트야드는 엘리트 회원이라도 조식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별로 안비싸기도 했고 아침다운 아침을 좀 먹고 싶어서 조식당으로 갔다.

준비되어있는 각종 시리얼.

 

있을 것은 다 있는 조식


티타늄 회원이라 가격에 일부 할인을 받을 수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조식당이지만 팁으로 한 15%를 썻기 때문에 최초 가격과 비슷한 가격을 냈다. 이놈의 팁 문화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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