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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가는 길 (QR 673, QR 1002, Hertz 렌터카, Delta Hotels Dubai Investment Park)

UAE

by 그리부이 2022. 11.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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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에서의 환상적인 시간들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두바이로 향했다. 두바이를 가게 된 이유는 예전에 발권 후기에서도 말했듯이 되게 어이없는데, 스리랑카를 경유해서 귀국하려했던 일정이 디폴트 / 시위 사태로 변경되면서 일정을 수정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가게된 만큼 출발 직전까지도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었고 어딜 가야할지도 몰랐는데 몇 년 전 두바이 경유로 몰디브 신혼여행을 다녀왔던 대학교 선배가 이것저것 알려줘서 주요 포인트만 지도에 찍어놓고 출발했다. 

공항에서 중동 공부 좀 미리 해보려 했는데 몰디브 공항 와이파이가 아주 개판이다. 공항 와이파이가 있기는 있는데 와이파이를 잡으려면 인증을 해야한다. 인증을 하려면 메일주소로 가서 인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아니 와이파이가 안되는데 메일은 어떻게 봐? 그래서 그냥 때려쳤다.

 

몰디브에서 두바이로 갈때는 카타르 항공을 이용했는데, 마일리지 발권을 급하게 하다보니 비즈 표가 남아있지 않아서 몰디브에서 두바이 가는 구간은 이코 /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돌아가는 구간은 비즈로 발권했다. 말레 시내관광까지 하고오니 비행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굳이 라운지를 가지는 않았다. 다른 분들 후기를 봐도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수상비행기 라운지에서 대기하실 수 있는 분들은 그쪽에서 대기하다가 출발 직전에 공항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

 

몰디브 공항에서는 램프 버스를 타고 비행기 쪽으로 가서 올라갔다. 혹시 몰라서 기내용 짐을 하나로 정리해뒀는데 참 다행이었다. 사실 보딩 브릿지는 인천공항이 워낙 잘되어있어서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어지간히 큰 나라의 공항도 슬롯이 모자라는 경우가 태반이다. 우리가 비행기를 갈아탈 도하에 10년전에 갔었던 적이 있었는데, 산유국의 풍요로움을 기대하고 갔더니만 심지어 아예 보딩 브릿지 자체가 없었다. 지금은 새로 지은 아주 으리으리하고 훌륭한 공항이라고 들어서 다시 한 번 한껏 기대하고 비행기에 탔다. (그러나 도하에서도 램프 버스를 타게 되었다...)

 

중동 공항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가서 걸어올라가야 한다.

 

워낙 잘 놀고 비행기를 타서 그런지 기내식 먹고 바로 기절했다가 내리기 직전에야 간신히 깼다. 일어나서 창 밖을 보니 정말 네모 반듯하고 반짝거리는 산유국 도시의 위엄이 느껴졌다. 카타르 월드컵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이었는데, 뭔가 축구 경기장처럼 보이는 건물들이 보였다.

 

저멀리 잔디구장 비슷한 건물이 보인다.
고층빌딩이 즐비한 해변가

 

올때 탔던 에티하드 이코는 정말 좁았는데 카타르 이코는 그래도 편안했다. 레그룸도 넉넉했고 헤드레스트도 조정되어서 푹 자면서 왔다. 한밤중에 갈아타다보니 정신이 없어서 기내식 사진은 하나도 찍지 못했는데 기내식으로는 닭가슴살과 토마토 소스 그리고 아랍식 비스마티 라이스가 곁들여진 디시가 나왔다. 꽤 맛있게 먹고 숙면. 공항에서 대기 시간이 짧아서 공항 구경도 제대로 못했지만 인천으로 돌아갈 때 구경하지 뭐 하는 마음으로 바로 게이트로 갔다. 안타깝게도 으리으리한 신공항 청사와는 다르게 다시 램프 버스로 이동, 두바이로 가는 QR 1002 편에 탑승했다.

 

QR 1002 편도 이코로 탔는데, 앞서 탔던 673편과 동일한 777-300ER 기재였다. 단거리에다가 밤 비행기였는데도 수요가 꽤 많은 노선인가보다. 실제로도 탑승객이 적지 않았다. 재밌는 부분은, 한 시간짜리 단거리 노선이었음에도 간단한 기내식을 제공했다는 점이었다. 국제선이라서 그랬는지, 자정이 넘어서 출발하는 비행긴데도 피타 빵과 Cold Mezze를 준비해주었다. 배가 고프지는 않았는데, 샐러드 종류가 먹고 싶어서 타불레와 함께 간단히 먹었다. 

 

두바이에서는 렌트카를 이용해서 다니는 것이 낫다고 이야기를 들었기도 했고, 신혼여행인데 버스 지하철타고 돌아다니고 싶지도 않았으며, 또 아부다비를 하루 방문하는 일정을 짜두었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렌트카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President circle 등급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허츠를 통해 예약했다. 도요타 코롤라를 예약했는데 막상 차를 인수받을 때 보니까 코롤라 크로스를 내줬다. 아마도 업그레이드 된듯? 별 차이 아니었지만 막상 차를 인수받고 나니, 캐리어를 4개나 가져갔던 터라 그래도 크로스오버 차량을 받은 장점이 있긴 했다. 

 

차를 인수받고 나니 새벽 네 시였다. 굉장히 피곤해서 최대한 빨리 호텔로 가고싶었지만 초행길에다가 너무나도 무지막지한 도로교통망에 30분 거리를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려서 간신히 갔다. 우리의 숙소는 Delta Hotel Dubai Investment Park . 내가 갔을 때는 이름이 Delta Hotel Dubai Green Community였는데 약간 가오픈 느낌이 들더니, 후기를 쓰는 이 시점에는 그랜드 오픈을 하며 직관적으로 바뀌었나보다. 실제로 위치도 DIP 초입에 있다. 

 

우리의 예약은 사실 도착 당일부터여서, 얼리 체크인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좀 많이 이른 시간이기는 했다. 추가 요금을 내더라도 얼리 체크인을 하고 싶어서 일단 호텔로 갔는데, 너무나도 고맙게 그냥 체크인을 해주었다. 심지어 오늘부터 투숙이라 오늘 아침 조식당을 이용할 수는 없지만 조금 있다가 팬트리에 간단한 빵과 음료가 준비될테니 간단하게라도 아침식사를 하고 싶다면 이용하라는 말까지. 정말 정말 친절한 말에 감동. 하지만 너무 졸렸기 때문에 방에 들어와서 바로 씻고 잤다.

 

Delta Hotel의 로비. 굉장히 깔끔하다.

 

Executive room. 아늑한 느낌이다.

 

웰컴 기프트로 선택한 대추야자와 맥주. 금주 국가에서 마시는 맥주가 얼마나 맛있던지.

 

일어나니 배가 좀 고파서 바로 엘리트 팬트리로 가봤다. 엘리트 팬트리는 다른 호텔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 해당하는, 델타 호텔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직원이 상주하며 해피아워에 핫 디쉬를 제공하는 라운지 대신, 간단한 음료, 커피와 간식 종류를 비치하고 무인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이것도 호텔 바이 호텔이라, 꽤 잘 갖춰져있는 호텔의 경우에는 시리얼부터 그래놀라 바 까지 준비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간단한 간식 수준이 대부분. 이곳에서도 브라우니, 뺑오쇼콜라, 뺑오레젱, 크로아상, 쿠키 등과 우유 정도만 준비되어 있었다. 두바이의 경우 외식 물가가 워낙 비싸서 오히려 호텔 라운지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도 많은데, 델타 호텔은 그러기는 어려운 셈. 우리는 매일 저녁 빼곡하게 맛집으로 채워놓았기 때문에, 별 상관 없이 골랐다.

 

팬트리는 이런 느낌이다.

 

간단하게 패스트리 한 입과 커피 한 잔을 하고, 본격적인 두바이 관광을 위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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