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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신혼여행 3일차, 아부다비 투어 (루브르 아부다비, 에미레이트 팰리스, 그랜드모스크, UAE에서 맥주사기)

UAE

by 그리부이 2022. 11. 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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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에 온 3일차, 오늘은 아부다비를 방문해보기로 했다. 사실 가장 궁금했던 건 페라리 월드였는데, 짝꿍은 전혀전혀 관심이 없었고 놀이기구도 거의 안타는 사람이라서 깔끔하게 접고, 루브르 아부다비 / 그랜드 모스크 정도만 보고 오기로 했다. 두바이 숙소에서 셰이크 자이드 로드를 타고 쭉 내려오다보면 한시간~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정말 도로가 쭉쭉 뻗어있는게 달려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UAE의 벌금에 덜덜 떨며 정속주행. 우선 배가 고파서 점심부터 먹고 루브르로 가기로 했다. 파이브 가이즈가 가고 싶어서 Al Maryah Island에 있는 갤러리아 몰로 갔다. 두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하니 간단히 돌아보실 분들은 참고. 그런데 UAE, 역시 물가 미쳤다. 버거 하나에 감튀, 콜라 하나 하니까 삼만오천원 나오더라. 허허... 감튀에 미친 프랜차이즈답게 감튀가 정말 맛있었다.

 

산처럼 쌓아줘서 배부른 감튀

 

 

 

밥을 먹고 몰을 잠깐 구경하는데, 여기도 꽤 몰이 커서 그런지 애플 스토어가 있었다. 시원시원하게 디자인된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잠깐 구경하고 루브르로 이동. 루브르도 어제 부르즈 칼리파와 마찬가지로 대기가 꽤 심하다는 후기를 봐서 클룩으로 미리 입장권을 예매해갔는데 그정도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다만 코로나와 관련하여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는데, 루브르 아부다비는 백신 접종 확인증 및 PCR 음성이어야 입장이 가능했다. 백신 접종 증명서는 가져왔지만 PCR 테스트는 입국규정에서도 해제된 터라 아무런 대비를 못했는데, 다행히 현장에서 간이검사를 통해 음성임을 증명하면 입장할 수 있었다. 사람이 적어서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많다면 꽤 오래 기다릴 수도 있으니 PCR 음성 증명서를 받아와야할 듯.

 

검사 방법 안내서. 검사 자체는 금방 끝나지만 검사를 받기까지 꽤 오래 기다려야할 수도.

 

이렇게 입에 물고 5분 정도 기다리면 결과가 나온다.

 

검사가 음성이 나와 입장했다. 입장하기 전에 보안 검색대도 통과해야 되는데, 루브르 아부다비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빡센 시설인듯... 문제없이 잘 통과하고 들어갔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건물부터 하나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예쁘게 지어졌다. 나는 건축에 대한 개요만 대충 읽어보고 가서 여기서 아는 체 설명 못하겠고, 그냥 방문하시기 전에 건축에 대한 설명을 한 번 쯤 읽어보고 가기를 추천한다. 빛과 그림자, 물을 참 예쁘게 담아낸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에 있는 전시품도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물을 30년간 대여해 건물을 채워놨는데, 인류 역사의 흐름을 따라 전시가 이어지며 전시 구성이 알차고 좋았다. 산유국으로써 쌓은 부를 국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복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복지를 누리는 UAE 시민들은 자원도 자원이지만 돈 이외에도 무언가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축복받은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췄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여기 도착했는데, 전시를 다 보고나니 벌써 해가 뉘엿뉘엿해질 시간이 되었다. 차가 없으신 분들을 위한 두바이-아부다비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프로그램은 굉장히 퀘스트 깨듯이 찍고찍고 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루브르 아부다비를 온전히 즐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알차고 볼 것이 많은 공간이니, 방문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시간에 쫓기지 말고 여유롭게 일정을 짜는 걸 추천한다. 

 

장 누벨의 건축.

 

딱 봐도 알법한 그림들을 역사 순서에 맞게 배치했다.

 

전시를 보고나니 어느덧 해가 질 시간.

 

전시만 보고 나왔을 뿐인데 배가 또 고파졌다. 중동에 온지 3일 째인데 아직도 제대로 된 중동식을 먹어보지 못해 오늘 저녁은 꼭 현지 음식을 먹어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찾은 음식점이 Zahrat Lebnan이다. 가게가 워낙 잘되서 아부다비에 여러 지점이 생겼는데, 본점은 Tourist club 지역인 Al Zahiyah에 있는 지점. 램찹이 유명한데 우리는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싶어서 슈와르마 플래터와 믹스 그릴 플래터를 시켰다. 음료까지 해서 둘이 6만원정도 나왔는데, 셋이 먹어도 될만큼 배터지게 나왔으니 이 물가 쎈 UAE에서 이 정도면 훌륭하지. 플래터 말고 피타 샌드위치로 시키면 한 개에 육천원 수준이다. 

 

Zahrat Lebnan. 플래터를 시키니 따로 시키지 않아도 후무스와 야채, 피타빵을 줬다.

 

배부르게 밥먹고 나니 눈 앞에 리커 스토어가 보였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UAE에도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크게 세 가지 있는데, 1. 입국할 때 면세점에서 사가기, 2.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호텔 바 같은 곳에서 마시기, 3. 리커 스토어에서 사서 마시기다. 살 수 있다고 해도 밖에 들고다니면서 마시는 것은 안되며, 벌개진 얼굴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안된다. 뭐 이 사람들도 다른 무슬림들에 비해 굉장히 개방적으로 바뀐 터라 라마단에 창문닫고 밥을 먹는다느니 해외여행가서 칵테일 마신다느니 하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문화이자 종교이며 법이니 참고하자.

 

사실 나는 몰디브에서부터 24시간 취해있는 삶에 너무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바이로 입국할 때 1번 방법처럼 맥주를 사가고 싶었다. 그러나 박스떼기로만 팔아서 짝꿍이 말리는 바람에 못 샀고 (사실 다 마실 자신 있긴 함...) 호텔 바 같은 곳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기 때문에 마침 눈앞에 나타난 리커 스토어를 참을 수 없었다.

 

위에서 말한 법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리커 스토어는 안이 전혀 보이지 않게 시트지가 발라져있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수상해보인다. 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청원경찰 같은 분이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그냥 평범한 주류샵처럼 생겼다. 부데요비츠키 부드바가 있길래 네 캔들이를 집어서 계산하고 나왔다. 가격은 맥주 종류마다 조금 달랐지만 대체로 한국 편의점 수준. 오늘 저녁은 시원하게 한 잔 하고 자겠구나. 싱글벙글하며 에미레이트 팰리스로 향했다.

 

구글링한 리커 스토어 내부 사진. 이런 느낌으로 생겼다.

 

원래는 들릴 생각이 없었는데 아부다비까지 온 김에 또 찍기는 찍어야지? 그랜드 모스크를 가기 전 에미레이트 팰리스를 들렀다. 에미레이트 팰리스는 원래 궁전으로 쓰려고 짓던 건물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에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호텔로 설계변경해서 개장했다는 거의 영웅신화같은 스토리가 있는 호텔이다. 크으, 1박에 백만원이 넘으며 금처바른 커피 한잔에 이만오천원 받지만 국민을 아끼는 알 나얀 왕가에 축복을... 아부다비가 그래도 토후국 중 가오다시가 있는데 으디 두바이한테 열등감 느껴져서 괜히 이런걸 지었겠어... 다 백성들을 위하는 우리 나랏님의 뜻이지... 암암...

 

쓸데없는 소리가 길었는데, 에미레이트 팰리스는 럭셔리한 로비와 금가루 뿌린 커피 / 금박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다. 가격이 사악해서 마시지는 않고 구경만 해봤는데, 커피보다 케이크 종류가 정말 예쁘더라. 기념일이라면 커피보다는 케이크를 먹으러 가보길. 

관광객은 대충 저 둥그런 홀과 까페가 있는 쪽, 입구 쪽 정원, 레스토랑 정도만 볼 수 있고, 그 안으로도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있지만 투숙객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근데 지금 수요가 갑자기 터져서 그렇다고는 해도 백만원이 넘는 가격에다가 기본 객실이 아무리 기본 객실이어도 좁고... 아부다비에 워낙 좋은 옵션이 많아서 굳이?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 돈이면 차라리 조금 더 보태서 버즈 알 아랍을 가세요...

 

정말 '팰리스' 느김이 나는 고즈넉한 호텔 바깥.

 

내부는 금으로 발라놨다.

 

딱히 뭐 오래 볼 것도 아니라서 바로 그랜드 모스크로 이동했다. 여기서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모스크라서 복장규정이 엄격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원래 내가 봤던 후기들에서는 여자들의 경우 아바야(차도르)를 빌려준다고 봤는데 이제는 안빌려준다. 앞에서 사야한다. 다행히 긴팔 긴바지를 입고 간 터라 2만원 정도 하는 아바야만 사면 됐는데, 혹시나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고 간 경우 전신을 가리는 옷을 사야하기 때문에 더 비싸진다. 미리미리 준비하시길...

 

그랜드 모스크는 진짜 아라비안 나이트라도 울려퍼질 것 같은 위엄을 가지고 있다. 멀리서부터 건물 고도제한을 걸어놓은 건지, 주변에 고층 건물 하나 없는 가운데 웅장하게 세워져있다. 내부는 더 대단한데, 끝도없이 펼쳐지는 대리석에 인레이, 샹들리에, 카펫을 보다보면 정말 돈으로 제대로 바르는 맛이 어떤 맛인지 보여준다. 종교시설이다보니 약간은 딱딱하지 않을까 했는데, 입구부터 직원들도 다 친절하고 볼 것도 풍부한 장소였다. 

 

 

바깥에서 보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내부는 이렇듯 화려하다. 대리석에 상감되어있는 꽃이 참 예쁘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샹들리에와 양탄자가 나온다.

 

다시 한시간 반을 달려 두바이로 돌아온 후 개운하게 씻고 아까 사온 맥주를 한 캔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제 어느덧 길었던 신혼 여행도 막바지를 향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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