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란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맛집 고메 개러지 Gourmet Garage

대부분의 발리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은 하루 저녁쯤 식사를 위해 짐바란 해변을 찾는다. 해변가에 늘어진 수많은 해산물 레스토랑에 앉아 선셋과 낭만을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수산시장 근처에서 식사를 하는게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식당의 경우 대부분 가격대가 꽤 높은 편이다. 게다가 많이들 드시는 새우나 랍스터, 게 이런건 발리에서 잡히는 해산물도 아니고 인도네시아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거라고 하고...

아무튼 우리는 이런 이유도 있고, 저번에 가보기도 했고 해서 좀 색다른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바로 고메 개러지 Gourmet Garage. 짐바란 해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맛집이다.

도착하면 도저히 식당처럼 생기지 않은 건물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창고같지도 않고... 하여튼 건물이 엄청 크긴한데 이게 뭐지? 싶은 느낌.

으리으리한 입구

으리으리한 입구를 통과하면 재밌는 공간이 나온다. 까페도 있고, 식료품을 파는 마트도 있고,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조그맣게 있고, 레스토랑 테이블들이 모여있기도 하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와인도 판매하고 있어서, 눈길이 가기는 했다. 우리나라에도 요새는 이런 가게들이 생기던데, 이런걸 그로서런트(Grocerant)라고 부른다. 그로서리+레스토랑이라는 뜻. 더 예전으로 넘어가면 ‘델리 Deli'가 이러한 역할을 했을텐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육식당‘같은 것과 비슷한 개념.

과일이나 와왼 외에도, 다양한 부위의 고기와 델리미트 종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이렇게 판매하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구매할 수도 있고, 여기서 조리해서 먹을 수도 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도전해볼 수는 있겠으나 역시 최고는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거대한 드라이에이징 냉장고의 위용을 보면, 무조건 이것을 주문하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와규라고 얘기는 하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아마도 호주산 와규를 가져다 쓰는 듯.

메뉴판은 이렇게 있는데, 후기로 보고갔던 가격보다는 조금 오른 가격이었다. 100g당 만오천원정도 수준? 부위 별로 전부 준비되어있는 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숙성고에 있는 고기를 잘라주는 방식이라 재고 여부에 따라 주문이 불가능한 부위도 있을 수 있다.

영롱한 고기들을 구경하다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일단 주문부터 해야지.

고기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긴 한데, 뭐 굳이...? 이런건 다른데서도 먹을 수 있으니깐...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아까의 냉장고로 가서 어떤 고기를 몇그램정도 원하는지 골라야한다. 그러면 냉장고를 열고 고기를 꺼내서 썰어온다.

그렇게 썰어온 고기. 내가 말한 것보다는 조금 무게를 덜 가져오긴 했는데, 뭐 그걸 자르기 전에 칼같이 맞출 수는 없으니까 그냥 넘어갔다. 티본으로 662그램이라 1,125,400 IDR, 현재 환율로 95000원 정도.

고기 가격은 이정도고, 구워주는 쿠킹 비용이 따로 발생한다. 500g 이상의 고기인 경우에는 90k IDR이 발생하고 소스 2종류와 사이드 2종류를 주문할 수 있다.

우리는 감자튀김이랑 크림스피나치, 그레이비소스랑 머슈름 소스를 주문했다.

아 영롱한 자태. 안심부분이 좀 작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고기가 진짜 맛있었다. 미디움으로 주문했는데 굽기도 아주 만족. 먹기좋게 썰려나와서 내가 굳이 발골할 필요도 없었다. 뭐 당연한건가?

글라스 와인도 하나 시키고 해서 맛있게 잘먹었다. 특이하게 쿠킹 피나 음료 가격에는 세금과 서비스 요금을 붙였는데, 고기값에는 세금도 안붙이더라. 아무튼 그래서 저렇게 잘먹고 13만원 조금 안되게 나왔다. 아마 한국에서 먹었다면 레스토랑은 고사하고, 네이버에서 고기만 구매해도 저정도 가격은 나올지도...

가격을 생각하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짝꿍은 손에 꼽을만큼 맛있게 먹은 스테이크라고 ㅋㅋ 지리적으로도 짐바란에 위치해서 한국 신혼여행 관광객들이 자주 오시는 것 같은데, 나도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당연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