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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맛집 사테 바이 더 베이 리뷰

싱가포르

by 그리부이 2024. 12.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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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독특한 문화중에 호커센터라는 것이 있다. 호커라는 것은 원래 노점상을 뜻하는 말인데, 이러한 노점상들이 모여있는 ‘센터‘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 개발 과정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항구 도시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오게 된다. 요즘에도 마찬가지지만 19세기 무렵의 이주노동자들은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다. 고된 부두 일을 마치고 돌아와 주방 일을 하는 것도 힘들었거니와, 제대로 된 주방을 갖추고 사는 것조차 사치였을 것이다. 이들을 위한 음식 가판대가 부두 근처에 자리잡은 것이 호커의 시초다. 이러한 호커는 위생적으로 엉망이었지만 부두 노동자들에게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저렴한 가격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위생같은 것은 뒷전으로 밀려났을 것이다.

그러던 호커에 변화가 생긴 것은 싱가포르가 산업화되어가던 1960년대 후반,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건강과 위생 개선을 이유로 이러한 불법 노점상 운영을 금지했다. 무턱대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주도하에 ‘호커센터‘를 만들어 기본적인 유틸리티를 공급하여, 기존의 노점상들이 개선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게다가 싱가포르의 주택개발청이 저렴하게 분양하는 공공주거에 호커센터를 조성하며 요식업자에게 혜택을 주고 외식 물가를 관리한다. 날씨도 더운데 집안에서 불쓰는 일을 최소한으로 하고 외식을 많이 하는 문화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이는 다분히 싱가포르 정부의 설계라고 할 수 있는데, 외식을 장려하고 대중교통망을 정비하여 일반적인 싱가포르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잉여시간을 확보하고, 이 시간을 교육과 노동 시간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고용노동부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당 43.6 시간을 근무한다. 한국은 월평균 156.2시간으로, 대충 4주로만 계산을 해도 싱가포르가 훨씬 더 많이 일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말이 조금 샜는데, 이러한 호커센터는 이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나도 이번 싱가포르를 여행하며 몇 군데 가볼 계획을 세웠었는데, 마리나 베이 샌즈가 보이는 마칸수트라 글루턴스 베이는 당시 리뉴얼에 들어가있었고, 분명히 열려있다고 해서 찾아간 라우파삿(사테거리)는 도로 공사로 인해 바이바이… 결국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방문하며 옆에 있는 ‘사테 바이 더 베이 Satay By the Bay‘로 오게 되었다.


사테 Satay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지역의 꼬치요리다. 근데 이름이 사테 바이 더 베이라고 해서 사테만 파는 것은 아니고, 여느 푸드코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으니 걱정은 노노.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옆에 있어서인지 조경이 아주 멋지다. 우리는 해질무렵에 도착했는데, 공기도 선선해지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진짜 다양한 음식을 파는 곳이 많이 있다. 다문화국가답게 정말 다양한 메뉴를 팔고 있었다. 아마도 이러한 푸드코트가 서로 다른 여러 민족들을 섞어주는 자리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집단을 적절히 섞어주는 것 만으로도 수많은 문제들을 피할 수 있었으리라.


당연히 사테도 판다. 사테 파는 가게도 여러 곳이 있어서 원하는 곳에 가면 될 것 같다.




우리는 안쪽에 있는 이 City Satay에서 주문했다. 나랑 짝꿍 둘이서 먹을거라 많이 시킬 수는 없었는데, 여러 가게들 중에서 가장 기본 세트에도 다양한 종류를 맛볼 수 있어서 골랐음.


옆에 다른 가게에서 주문한 호키엔 프론 미, 라임주스, 그리고 맥주 한 잔과 함께했다. 호커센터의 최대 단점은 맥주 가격이 비싸다는 것? 이런 야외에서 사테에 맥주 딱~ 하면 진짜 기가막힐 것 같은데, 주류 사업은 굉장히 이권사업인지 딱 한 가게에서만 팔고 있었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국민 건강을 핑계로 어마어마한 세금을 떼어가면서 생색내는…. 싱가포르의 이면이 느껴지는 부분…

음식 자체는 굉장히 맛있었다. 특히 분위기가 한 몫 하는 듯. 가격도 나쁘지않았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둘이서 음료까지 해서 한 4만원 정도 했었던 것 같다. 맥주가 한 만원하고… 사실 호커센터 중에서는 좀 별로인데도 많긴 한데, 여러 사람들의 후기를 참고해서 괜찮은 곳으로 방문해보시기를 바란다.


사테 바이 더 베이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옆에 있어서, 조금만 걸어가도 볼 수 있다. 우리도 밥먹고 살짝 구경하는데 바로 슈퍼트리가 나와서 놀랐음. 아무튼 호커센터 경험하기에 나쁘지 않았던 사테 바이 더 베이 후기를 이렇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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