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공항은 어딜까? 항공 전문 컨설팅 업체인 스카이트랙스에서는 매년 최고의 항공사와 최고의 공항을 선정하여 발표하는데, 매년 조금 다르지만 2020년대 이후로는 카타르 도하 하마드공항, 싱가포르 창이 공항, 한국 인천공항, 일본 도쿄의 하네다/나리타 공항 다섯 군데가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오게되며 운 좋게 이 순위권의 모든 공항을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꽤 오랜기간 1위를 차지했던 창이공항이기 때문에,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다. 그럼 창이공항 둘러보기 시작.
터미널 자체는 별다를게 없다. 물론 멋지게 디자인되어있고 기능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이 정도는 다른 공항들도 마찬가지다. 창이공항이 1위 공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쥬얼 창이, 공항 터미널과 연결된 쇼핑몰이다.
쥬얼 창이는 계획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랜드마크 건설에 진심인 싱가포르의 대형 프로젝트. 이전까지 다른 공항들은 쥬얼 창이와 비슷한 수준의 계획이나 목표를 제시한 적 조차 없었기 떄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uy2sWIU2M_A
당시에 공개했던 렌더링 이미지. 말그대로 Jewel같은 오색찬란한 모습. 게다가 곳곳에 놓은 식물 조경까지, 미래도시같은 모습으로 공항 자체를 관광지로 만들어버릴 것 같았다.
거대한 유리 돔을 만들고 그 가운데에 초대형 인공폭포를 만든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이게 실제로는 어떻게 구현이 될까? 19년도에 이 쥬얼 창이가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궁금했는데 이번에야 방문하게 되었다.
공항 어디에서나 쥬얼 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표지판을 따라 걸어서도 방문할 수 있고, 혹시나 터미널이 좀 멀다면 스카이트레인을 타고서도 이동할 수 있다.
나는 터미널 3에서 내렸는데, 걸어갈만 해보여서 걸어가기로.
양쪽으로 무빙워크를 설치해놔서 걸어가는 것이 전혀 부담되지 않았다.
무빙워크 옆으로는 스카이트레인이 지나간다. 이 스카이트레인은 각 터미널과 쥬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금세 모습을 드러내는 쥬얼. 생각보다 진짜 크다.
그리고 마침내 쥬얼에 들어왔다. 정말 말도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으로 남기는 폭포샷. 렌더링 이미지보다 더 멋지다. 도심한복판 공항에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니.
도대체 이런건 누가 생각해내나 싶어서 찾아보니, 모쉐 사프디라는 이스라엘 건축가가 설계했다고 한다. 그 분은 싱가포르 하면 떠오르는 또다른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를 설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건축가도 건축간데, 이걸 그대로 구현해낸 싱가포르 정부와 시공사도 대단하다. 마리나 베이 샌즈가 완공되었을 때 정말 설계한 그대로 구현이 되어 설계자도 놀랐다고 하던데, 쥬얼 창이 또한 똑같은 느낌. 와.. 이걸 그대로 해내네...
쥬얼창이를 찍는 나를 또 한 컷. 이 인공 폭포의 이름은 Rain Vortex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빗물을 모아서 사용한다. 폭포로 떨어지며 주변의 온도를 낮추는 역할까지 한다. 기능과 형태 모두 완벽한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내부는 쇼핑몰처럼 되어 많은 음식점들과 푸드코트, 기념품 매장들, 캐노피 파크와 같은 어트랙션들이 있고, 공항으로의 역할을 수행하는 얼리 체크인 카운터나 스카이 트레인 정류장도 있다. 그런데, 정작 사진은 하나도 못찍었다.... 처음 들어가서 폭포만 찍고나서는 계속 정신없이 구경하느라 사진도 못찍었거든... 그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지구를 여행하는 여행자라면, 일부러 싱가포르를 경유해서라도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 쥬얼 창이에 대한 찬사를 보내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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