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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빅토리아 피크 다녀오기 (Feat. 피크트램)

홍콩-마카오

by 그리부이 2023. 9.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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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아침부터 일어나 빅토리아 피크를 다녀오기로 했다. 홍콩 섬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포지션이라, 홍콩에 여행가는 사람들은 한번쯤 가보는 곳. 걸어올라가거나(?) 버스를 타도 되지만 보통은 피크트램이라는 열차를 타고 올라간다.

트램이 출발하는 역은 MRT 센트를역 근처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우선 지하철로 이동. 확실히 주말이라 그런가 지하철에서부터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근데 지하철을 내리니까 사람이 더많았다.... 그것도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는데, 홍콩인은 아닌듯한? 아주머니 나이대 분들이 잔뜩잔뜩 계신것 아닌가.


공원 쪽으로 가니 더욱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진짜 수도없이 많은 아주머니들이 돗자리 깔고 앉아서 노래도 틀어놓고 음식도 먹고있고... 근데 뭔가 피크닉같은 분위기는 또 아니고... 도대체 이게 뭘까 한참 찾아봐도 안나오는데...

이들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홍콩인 친구를 통해서다. 친구가 말해준 이 사람들의 정체는 ‘아마’. 홍콩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홍콩은 월급에 비해 집값이 엄청나게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보니 말도안되는 용적률을 자랑하는 빼곡한 아파트를 짓게되고, 심지어는 집에서 주방도 다 뺴버리고 다들 식사를 외식으로 해결하고...
이러한 실정이다보니 홍콩인들은 맞벌이를 하는게 당연한데, 이 와중에 재밌는 법이 있었으니, ‘초등학교 이전의 어린아이를 혼자 놔두면 안된다’는 것.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라나...
맞벌이는 해야하고, 법률은 지켜야하니 결국 입주도우미를 쓰게 되는데,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 그 중에서도 본인들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필리핀 출신의 가정부를 들이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주중에야 부모들이 일을 해야하니까 입주도우미를 썼는데, 주말에는 본인들이 아이를 케어하면 되니 굳이 입주도우미를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 게다가 가정부도 엄연히 근로노동자인 만큼 반드시 휴무일을 부여해야한다. 그럼 고용한 부모 입장에서는, 근무도 하지 않는데 굳이 그 비좁은 집에 가정부까지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자연스레 필리핀 가정부 ‘아마’는 주말마다 집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럼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갈 수 있을까? 호텔? 아파트? 원룸? 홍콩인들도 비싸서 엄두를 못내는 홍콩 땅에서 ‘아마’가 발붙일 수 있는 곳은 그저 이런 공원과, 그나마 비라도 피할 수 있는 센트럴 역 주변의 아케이드나 지하철 통로, 육교같은 공간 뿐이다. 그 결과물이 위에서 본 것같은 요상한 풍경인 것이다.

이러한 영문을 몰랐던 당시의 나는, 저게 도대체 뭘까....하면서 일단은 지나갔다. 길가에는 필리핀사람만 가득하고 여행자는 안보였는데, 막상 또 트램 탑승하는데 오니까 줄이 잔뜩 서있더라...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도 패스트트랙 티켓을 예약했던 것 같다. 패스트트랙 티켓도 뭐 엄청 비싼 것도 아니고, 연말에 저 줄을 다 기다렸다가는 진짜 큰일날거같아서.... 근데 사람이 하도 많으니까 패스트트랙도 꽤 기다리긴 했던듯...

아무튼 트램을 타고 슬슬 올라가는데, 솔직히 날씨가 흐려서 그냥 그랬다. 같이 갔던 선배는 이미 홍콩 여행 경험이 N회차 였는데, 올때마다 날씨가 이모양이라 그냥 그러려니 한다고...








막상 다 올라가면 아담 건물과 연결되어있는데, 이게 나름 몰처럼 되어있어서 음식점도 있고 까페도 있고 옷가게도 있고 그랬다.



전망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뭐 굳이....? 하는 생각이 계속 들긴했다. 바람도 엄청 강하게 불고 (고지대니까...) 뭐랄까 상쾌한 느낌은 아니었음...


이런 건물 구경도 사실 침사추이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조금 더 멋있는 것 같고.





뭐 그래도 날씨만 좋다면 훨씬 그림이 좋았을 것 같기는 하다. 빌딩숲이라는 느낌을 구경하고 싶다면 피크트램을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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