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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볼만한 곳 구겐하임 미술관 Solomon R. Guggenheim Museum 후기

USA

by 그리부이 2024. 3.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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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첫 일정으로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을 방문했다. 정식 명칭은 솔로몬 R. 구겐하임 뮤지엄. 미술품에 관심이 많으셨던 구겐하임 가문에서 세계 곳곳에 가족들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여러 곳 지으셨기 때문에, 그냥 구겐하임 미술관이라고 하면 보통 이 뉴욕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말하기는 하지만, 빌바오나 베네치아, 또 아부다비에 짓고 있는 다른 구겐하임 미술관과 헷갈릴 수 있다.


아주아주 유명한 이 건물. 미술과 건축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사진으로 접했을 것이다. 거장으로 손꼽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아주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오픈 시간에 맞춰서 방문했는데도 입장 대기줄이 꽤나 길게 늘어져 있었다.


이 미술관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이 나선형의 구조 때문. 보통의 미술관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네모난 방의 형태로 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회화 작품을 전시하기 때문에 벽에 작품을 전시하게 된다. 관람객은 한 방의 벽면을 따라 한 바퀴 둘러보고 다음 방으로 이동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경우 다시 방의 입구로 돌아와 다음 방을 출구로 이동해야하는 동선 상의 불합리함이 발생한다.


방과 방의 연결도 문제다. 동선의 통일성을 위해 입구와 출구를 만들어놓으면 전체적인 전시 동선은 통일되겠지만, 중간에 건너뛸 수 없게 되어 동선의 불합리함이 또 다시 발생한다. 혹시나 사고가 나는 경우에는 대피로도 확보하기 어렵고 대피 소요시간도 엄청나게 길어질 것이다. 그렇다고 또 중간중간을 가로지르는 Short-cut을 너무 많이 만들어 놓으면 관람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지나친 방이 있어도 알 수가 없다. 위 그림처럼 복잡한 미술관을 돌아다니다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뭘 보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니까.


구겐하임 미술관은 이 문제를 아주 획기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나선형의 램프로 올라가는 하나의 전시실을 만든 것. 이렇게 되면 관람자는 한쪽 벽만을 보고 계속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가장 직관적이고 합리적인 동선인 셈. 그리고 각 동심원의 접점에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으니 가로지르는 동선도 확보된다.


또 위로 갈수록 지름이 넓어지는 형태에 천창을 만들어, 작품에는 직사광선을 받지 않도록 하면서도 외부광을 받아들여 적절한 관람 조도를 유지하고, 또 가운데가 비어있어 개방감을 준다. 아주 심플한 아이디어면서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 단점이 하나 있다면 미술관에 대해 감탄하다가 정작 전시품에 대해서는 관심이 떨어진다 정도?


원래 전시 동선은 1층에서부터 슬로프를 따라 서서히 올라가게 되어있다. 하지만 6층으로 올라가서 걸어내려오며 관람하는 것을 추천. 엘리베이터가 전체 관람객을 커버할 수 없을테니 그렇게 짰겠지만, 편안하게 내리막길을 걸어내려가며 관람하는게 이 미술관에 가장 적합한 관람법이다.


최초에는 이 나선형의 공간이 전부였지만 이후에 전시공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옆쪽이 증축되어 있다. 이 부분은 상대적으로 그냥 평범하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설전을 증축된 공간에서 진행하고 있다. 나선형의 공간에서는 시즌별 기획전이 열리는 듯.


마침 타이밍 좋게도 한국 작가들의 특별전도 진행중에 있었다. 반갑긴 했는데 전시 내용은 그냥저냥 쏘쏘.


상설전에서는 꽤나 유명한 작가들의 덜유명한 작품도 좀 있었다. 메인공간을 다 보고나서 이쪽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미국 동부 여행에서 미술관을 참 많이 다녔는데 여기 구겐하임이 뉴욕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미술관이었다. 누군가 뉴욕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추천할만한 그런 장소였고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꼭 한 번 가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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