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수다를 떨다 밤을 새고 아침에 해장용 쌀국수 한그릇과 늦잠을 청한 우리는 출발해야하는 시간이 다되어서야 일어났다. 버틀러에게 정신을 차릴 커피를 부탁하고 떠나기 위한 캐리어 패킹 서비스를 부탁했는데, 씻고 나오니까 엄청 깔끔하게 다 싸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확실히 프로는 다르다... 버틀러가 패킹한 짐을 직접 들고 체크아웃까지 도와줬던 터라 매우 고마워서 남아있던 마카오 파타카를 다 털어서 넉넉한 팁을 줬다.
올때와 마찬가지로 페리 터미널까지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페리를 타고 홍콩 공항으로 들어왔다. 트랜스퍼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세상에... 홍콩 시위로 인해 운행자 수가 급감해서 항공편이 증감되고 우리가 타려했던 777-300ER 기재가 변경되어 원래 예약했던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는 기재로 바뀌었다...
대한항공에서도 우리에게 연락을 하려 했는데 급하게 바뀌기도 했고 이번에 여행을 오면서는 로밍도 안해놓은 상태라 연락을 받지 못했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운영만 안할 뿐이지 퍼스트 좌석이 있기는 한 기재라서, 자리라도 교장선생님 자리로 배정해줄 수 있는지 물었고 다행히 그건 가능하다고 하셔서 그렇게 진행하기로 했다.
발권하면서 좀 웃긴 일이 있었는데, 데스크에 줄 서 있는 동안 옆에 가족여행 오신 분들이 누구누구 덕에(아마 아들?) 비즈니스도 타본다면서 막 왁자지껄하니 우리한테 '비즈니스는 여기로 줄 서는거 맞죠? 따로 서는거죠?' 하면서 엄청 신나계시다가, 우리가 퍼스트에서 비즈로 바뀌는 걸 보니까 엄청 조용해지셨다 ㅋㅋ. 아저씨 저희는 마일리지 발권이에요 시무룩하지 않으셔도 돼요.
발권을 하고 시간이 남아 면세점을 둘러봤다. 홍콩의 유명한 쿠키샵인 기화병가도 있길래 선물용으로 좀 샀다. 마카오에서 코이케이도 조금 사긴 했는데, 막상 선물해보니까 너무 퍽퍽해서 많이 못드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냥 무난하니 선물용으로 좋은 것은 제니쿠키나 기화병가인듯.
대한항공 비즈니스 / 퍼스트 탑승객은 스카이팀 라운지를 이용하게 된다. 퍼스트여도 여기를 이용하게 되니 클래스가 내려가도 뭐 동일... 시설은 매우 깔끔하고 음식도 맛있고 좋았으나 개인적으로는 캐세이 라운지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역시 어느 나라나 거점 항공사 탑승을 해야 홈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있지. 그런 면에서 대한항공은 라운지 개선을 좀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새로 멋들어지게 터미널 오픈해놓고 막상 갖춰놓은거는 별거 없이 운영비 절감의 향기가 느껴지고... 사람만 갈아넣어서 만든 서비스는 훌륭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분들 고생하는 거만 느껴져 오히려 부담스럽다.
라운지에 왔으니 긴장을 풀 겸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해야지. 특이하게도 스콜이라는 맥주가 있었는데, 유러피안 브루잉 트래디션이라는 문구와는 정 반대로 브라질에서 가장 잘 팔리는 브라질의 맥주다. ABinbev의 주력 상품인데, 이게 왜 여기까지? 맛은 시원한 페일 라거 그 자체. 우육면과 감튀와 함께하니 찰떡 궁합이다.
우리는 비즈니스를 탈거니까 경건하게 한 접시만 먹어야지. 이내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가 준비되어 탑승.
사실 대한항공의 시그니처 웰컴드링크는 구아바 아닐까? 다른데는 잘 안실리는거 같던데 라는 썩드립을 날리며 구아바를 요청드렸다. 사진은 와인리스트, 그리고 이 식사와 함께 리스트에 있는 와인을 모두 다 마시게 되었다...
기내식 서빙이 되었다. 메뉴를 안찍어둬서 기억이 잘 안나는데, 식전빵과 샐러드 참치 타다끼를 주셨고 메인이 닭+파스타 / 중국풍 돼지고기요리 / 비빔밥이었는데 단거리 구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알찬 구성... 서로 안겹치게 시켜봤다. 블로그 생각은 없었어도 메뉴는 최대한 다양하게 먹어봐야 하기 때문에...
밥먹고 와인리스트에 있는 모든 와인을 갖다가 비교시음을 하면서 즐기고 있다보니 어느덧 내릴 시간이 다 되었다. 이날 승무원분들이 몇십주년 기념이었나 하여튼 레트로컨셉으로 디자인된 유니폼을 사람마다 시대별로 다 다르게 착장하고 계셨는데, 굉장히 어디 CEO처럼 생기신 아저씨가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해서 찍으시더라. 유니폼이 예뻐서 나도 찍고싶었는데 왠지 오해(?)받을 것 같아서 그냥 내렸다.
내리고는 둘의 단골 바로 바로 향했다. (?) 선물도 나눠주고 칵테일도 한 잔 마시고 그렇게 마지막 날까지, 우리의 여행은 서울에 도착해도 끝나지 않았고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다가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P.S. 그리고 코로나로 그들은 여행을 다시 가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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