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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레지스 몰디브 리뷰2-1. 레스토랑 & 바 1편 (St.Regis Maldives Vommuli Resorts)

몰디브

by 그리부이 2022. 11.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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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디브 리조트는 대체로 하나의 섬이 하나의 리조트로 되어 있어서 야시장에서 군것질을 한다던지, 현지인들의 맛집에서 손짓 발짓 섞어 주문해보는 그런 경험은 어렵다. 하지만 인도양 한가운데의 이슬람 국가라는 특성이 무색하게 리조트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주방을 대표하는 레스토랑들과 훌륭한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매일 저녁 무얼 먹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리조트에서는 느지막히 일어나 호화로운 아침식사를 하기 때문에 보통 점심까지 다 챙겨먹기는 어려운 관계로 하프보드(조식+석식) 밀 플랜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세인트레지스 몰디브에서도 하프보드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는 메리어트 플래티넘 엘리트로 조식이 무료 제공되었기 때문에 하프보드 선택 시 인당 90++만 지불하면 되었다. 하프보드 이용 시 레스토랑은 대체로 알바를 이용하게 된다. 주류를 즐기는 경우에는 올-인클루시브를 추천하게 되는데, 아쉽게도 세인트레지스 몰디브에는 올인클루시브 밀 플랜은 없으니 참고. 

 

체크인할때 버틀러가 1박에 200$씩 총 5일을 한번에 구매하는 경우 박당 250$의 크레딧으로 넣는 딜도 있다고 안내해주었는데, 그렇게나 먹을까 싶어서 신청하지는 않았다. 메리어트 플래티넘 이상이시라면 하프보드도 90++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굳이 하프보드로 하기보다는 해당 딜이 조금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우리는 다양하게 먹어보고는 싶었지만 박당 250$씩 먹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냥 그때 그때 결제하기로 했다. 아래부터는 각 레스토랑들을 소개하고 먹었던 메뉴들을 공유한다.

 

1. 알바 ALBA

 

첫 번째로 소개하는 알바는 메인 레스토랑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규모도 크고 리조트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식 뷔페도 이 곳에서 진행된다. 우천 시에는 야외의 중동 식당인 카고를 위해 자리를 일부 내어주지만 기본적으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다른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다르게 런치도 운영한다.

조식은 세미 알라카르테 / 세미 뷔페로 진행되는데, 말이 세미 뷔페지 내가 가본 어떤 리조트 / 호텔보다도 호화로운 조식이었다. 난 집에서도 아침으로 사워도우나 베이글같은 식사빵에 좋은 버터 / 꿀을 발라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여기는 꿀이 열 종류가 넘고 버터도 이즈니를 제공해줘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패스트리들도 정말 바삭하고 맛있었고 몰디브 현지식 / 중동식 / 딤섬에 심지어는 한식 반찬같은 것도 준비가 되어있어서 놀랐다. 

이 뷔페만으로도 5일 동안 물릴 일은 없어보였는데 자리에 놓인 QR코드를 찍고 들어가면 수많은 음식들을 주문할 수 있었다. 직원들이 왔다갔다하며 음료나 주문을 계속 확인해줬고 접시 들고 가면 문을 잡아주거나 뭔가 필요하다 싶으면 가져다주는 등 정말 디테일한 서비스가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케어해줬다. 티어가 없으면 인당 50$쯤 하는 조식인 걸로 아는데, 그 돈 내고 먹었어도 하나도 안 아까운 퀄리티와 서비스.

개인적으로 Maldivian lobster and crab omelette / Maldivian style egg benedict / Duck leg confit and waffle를 정말 맛잇게 먹었다. 

첫 날 간단하게 가져왔던 뷔페 한 접시

 

Maldivian style egg benedict. 특이하게 햄 대신 참치를 구워서 올려준다.

 

Avocado on toast. 넘치게 썰어 올려준다.

 

 

Maldivian lobster and crab omelette. 캐비어를 올려준다.

 

Japanese Bento와 누텔라 바나나 크레페, Duck leg confit & waffle. 벤또는 soso, 오리는 와플앤치킨의 하이엔드 버전.

그리고 메뉴나 뷔페에 없더라도 요청하면 최대한 갖다준다. 나는 망고와 망고스틴을 좋아해서 매일 한 접시는 꼭 부탁해서 먹었다. 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기는 한 듯. 음료같은 경우도 제공되는 종류가 있긴 한데, 내가 원하는 대로 요청하면 그대로 갈아서 주스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평생 처음 겪어보는 호사스러운 조식.

망고와 망고스틴, 망고가 진짜 태국에서 먹었던 것 만큼 맛있었다.

또 조식으로 알콜 종류도 제공되는데, 블러디메리와 블러디메리를 베리에이션한 다양한 해장 칵테일도 제공하고 알바 레스토랑에서 글래스 와인으로 판매하는 프로세코도 제공한다.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더 필요하나며 가득가득 채워줬기 때문에 어떤 날들은 하루 24시간 취해있을 수 있었다....

아침으로 제공되는 프로세코. 가득가득 따라준다.

 

조식 사진들이 더 있긴 하지만 이쯤에서 정리하고, 디너로 넘어가겠다.

디너에는 굉장히 다양한 와인 메뉴와 함께할 수 있다. 당연히 몰디브에서는 모히또 한 잔이 국룰이긴 하지만, 훌륭한 와인리스트를 보니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가격보고 뜨악.

엄청난 빈티지의 (그리고 가격의) 와인 리스트

근데 찬찬히 내려보면 100$ 언더의 와인도 꽤 있었다. 원래도 리슬링을 좋아하긴 하는데, 날씨도 뷰도 리슬링을 더욱 부르는 것 같아 인도산 리슬링을 한 병 주문, 어 근데 꽤 맛있다. 분위기 탓인지 이 친구들이 셀렉을 기가막히게 하는지. 레스토랑에서 시키는 와인은 아무래도 돈 값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맛있어서 둘이서 한 병 순삭. 물론 음식도 맛있어서 같이 훌훌 넘어간 탓도 있으리라.

다양하게 먹어보고 싶어서 이것저것 주문했는데, 배가 정말 불렀다. 가격은 좀 있지만 그래도 양을 적게 주지는 않는 듯. 와인까지 곁들이시는 분이면 두분이서 메뉴 두 개로도 충분할 듯 싶다. 우리는 안티파스티 하나 세콘디 두 개를 시켰는데, 디저트도 먹고싶었지만 포기.

 

정말 아름다운 뷰. 테라스 자리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 이런 뷰와 함께할 수 있다.

 

식전빵과 버터, 아뮤즈 부쉬

 

왼쪽부터 치킨 룰라드 샐러드, 연어 스테이크, 오소부코 & 사프론 리조토

 

 

2. 웨일바 & 그릴 Whale Bar & Grill

 

웨일바는 세인트레지스 몰디브에서 가장 선셋을 보기 좋은 위치에 있는 바다. 멀리서보면 고래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고 건물이 예쁘기는 하다. 18시에 오픈하며 45분에는 사브라쥬라는 Saber를 이용한 전통적인 샴페인 커팅 오픈식을 하는데 이때 무료 샴페인이나 마티니를 제공해준다. 사브라쥬에 이용된 샴페인은 보통 가격보다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글라스당 20$ 정도는 저렴했었다. 구매하고 싶으시면 버틀러에게 문의 필요.

 

선셋 시간에는 확실히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가장 탁 트여있는 맨 앞자리를 원한다면 여섯시 땡치자마자 들어가야한다. 여덟시 이전에는 해피아워 할인도 되기 때문에 선셋빌라가 아닌이상 여기서 선셋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본 안주로 올리브, 칩 & 디핑, 견과류도 제공하는데 제법 맛있다. 칵테일은 대체로 20~40달러에 분포하고 있는데, 메뉴판에는 거의 시그니처 메뉴나 독특한 해석을 가미한 메뉴들이 올라와있는 편이다. 목테일은 20달러 언더가 대부분. 메뉴판에는 없어도 클래식한 모히토 같은걸 주문하면 만들어준다. 가격도 비슷한 수준. 특이하게 시샤(물담배)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고 시가도 파는데, 물담배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선셋을 기다리며 여유롭게 즐기시는 것도 추천.

 

다양한 종류의 타파스도 준비되어있다. 아래에 일부 메뉴를 가져왔는데, 우리는 바깔라우와 감자를 시켜봤다. 빵 한 조각 치고 가격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먹었던 바깔라우 디쉬보다 맛있었다. 우리는 와인을 보틀로 시키거나 칵테일을 달리느라 바빠서 타파스는 많이 시켜보지 못했는데 전반적으로 맛있어보였다.

 

기본안주로 제공하는 녀석들.

 

몰디브에 왔으니 식상하지만 모히토 한잔. 타파스도 주문했다.

 

19:30부터 22:30까지는 Grill 메뉴도 주문이 가능하다. 우리는 갈때마다 여섯시 땡 하고 들어가서 선셋 보면서 한 병 비우다 보니 그릴 메뉴는 주문하지 못했는데, 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약간 복불복이 있는 것 같다. 특히나 해산물 같은 경우는 그날그날 잡히는 종류를 제공하는거라, 기본빵은 하지만 분명히 편차는 있는 듯. 나중에 자세히 적겠지만 우리는 익스커션으로 Sunset Fishing을 했었는데 그 날 잡은 물고기를 다양하게 조리해서 먹어볼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웨일바 그릴은 갈 필요가 없었다. 메뉴는 아래 참고.

 

해산물 그릴 메뉴
고기 메뉴

 

3. 카고 CARGO

 

카고는 정글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중동식 레스토랑이다. 모든 좌석이 야외로 되어있다보니 비가 오면 알바 자리를 살짝 빌려서 영업한다. 세인트레지스 몰디브에서 한국분들을 참 많이 만났는데 중동 음식이 아무래도 덜 익숙해서 그런지 이 날 처음으로 레스토랑에 한국분들이 한 분도 안계셨다.

우선 다양한 종류의 Arabic mezze가 있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알바의 조식에서 먹어볼 수 있으니 굳이 주문할 필요는 없는 듯 했다. 개인적인 추천은 Hot mezze platter인데, 팔라펠이나 키비, 삼부섹, 중동식 시금치 파이 등 조식에서 제공하지 않는 중동 애피타이저를 다양하게 먹어볼 수 있다. 그 외 다른 메뉴는 아래 참고.

 

그릴 메뉴

 

메인 메뉴

 

디저트

 

길이가 너무 길어져서 메뉴를 전부 다 올리진 못했는데, 메뉴들 전부 다 굉장히 맛있는 중동식이었다. 우리의 신혼여행 일정 상 왕복 항공도 중동 항공사를 타서 기내식으로도 먹어보고, UAE도 5일간 체류하면서 다양하게 먹어봤는데 확실히 인터내셔널 체인의 리조트라 그런가 카고에서 먹었던 중동식이 제일 깔끔하고 맛있었다. (물론 가격도 제일 비쌌다...)

 

우리는 양이 좀 많을까 걱정되어 Hot mezze platter 대신 팔라펠이랑 Rubian mashawi (새우 그릴)를 시켰고, 메인 메뉴도 하나 더 시켰었는데 결국 양이 많아서 주문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주문하다가도 감동받은 순간이 있었는데, 디저트로 원래는 대추야자 아이스크림이랑 장미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가 대추야자 푸딩이 너무 궁금해서 대추야자 아이스크림 대신 푸딩으로 바꿔달라고 요청을 했다. 근데 워낙 어둡기도 하고 우리가 구석 자리에 앉아있어서 그랬는지 이미 오더가 들어갔고 그 얘기를 하자마자 아이스크림이 나온 상황, 하지만 서버는 정말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걱정하지 말고 즐기세요. 아이스크림은 우리가 제공하는 선물입니다' 같은 멘트를 하며 빌에서 빼줬다. 얼마 안되는 가격이지만 감동받았던 순간. 결국 아이스크림 값은 팁 추가해서 냈다. 이날 먹은 아이스크림과 대추야자 푸딩은 세인트레지스 몰디브에서 먹은 가장 특별하고 맛있는 디저트였는데, 더욱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팔라펠과 맥주. 피타빵은 기본적으로 제공해준다.

 

그릴에 구운 새우와 (잘 안보이지만) 사프론 라이스. 생각해보니 사프론 라이스도 서비스로 제공해줬다.

 

쓰다보니 되게 길어져서, 다른 레스토랑들은 다음 글에 이어서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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