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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를 떠나며... Feat. 말레 시티 투어

몰디브

by 그리부이 2022. 11.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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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려니 아쉬워하는 짝꿍의 뒷모습

 

어느덧 떠나야하는 날이 되었다. 우리는 21시 비행기로 말레-도하-두바이로 떠나는 여정이었고, 리조트에서 말레 본섬으로 가는 수상비행기는 15시 30분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가장 늦은 시간 비행은 18시에도 있는 걸로 알고있는데, 그건 보통 들어오는 사람들이 타고 나가는 마지막 비행기는 대체로 15시 30분쯤이더라. 아마 객실 준비도 해야하고 하다보니 그런 식으로 배정해주는 것 같았다. 고맙게도 레이트 체크아웃을 해줘서, 세시까지 빌라에서 쉬다가 체크아웃을 했다.

 

지내는 동안 많은 편의를 봐줬던 버틀러가 각종 계산서를 가져와 서명을 하고, 렌탈했던 스노클링 장비 같은걸 확인하고 반납까지 도와줬다. 싸놓았던 짐도 다른 직원들이 미리 와서 옮겨주었고, 방에만 가만히 있어도 모든 것이 알아서 해결되니 너무 좋았다. 팁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늘 팁이 아까웠는데, 여기서는 늘 저절로 팁을 주게 되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즐거운 허니문이 되도록 도와준 버틀러와 빌라 어텐던트(하우스 키핑)에게 꽤 큰 팁을 주고, 수상 비행기를 타러 이동했다.

 

물놀이를 다녀오니 손편지와 함께 놓아둔 안대. 세심한 배려에 눈물이 핑 돌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 45분 날아가니 다시 수상비행기 터미널로 도착. 내리면 세인트레지스의 직원이 기다리고 있고, 역시나 짐 하나 들 필요없이 라운지로 이동. 배가 살짝 고팠던 터라 바로 음식 집어먹으러 갔다. 원래 세인트레지스 라운지가 정말 럭셔리하고 좋다는데, 지금은 신규 터미널로 이사를 온 터라 공사중이고 다른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충분히 쾌적하고 맛있는 라운지였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갔던 아시아나 라운지보다 좋은 듯... 국내 항공사 반성 필요...

 

아쉬운지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라운지에서 간단히 요기.

 

우리 비행기는 21시 출발이었는데 한 접시 먹고 한숨 돌리니 아직 다섯시도 안되었다. 라운지에서만 보내기에는 아쉬운 시간이라, 혹시 기념품을 좀 사러 나갈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다. 친절하기가 세계 제일인 세인트레지스 직원은 아쉽게도 이 건물에는 기념품 샵이 없지만, 원한다면 시내의 기념품 샵으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쇼핑하고 공항으로 바로 오면 된다고. 그럼 짐은? 노 프라블럼. 알아서 공항까지 가져다주겠단다. 오 좋은데? 데려다달라고 하니까 잠시만 기다리란다. 

 

잠시 뒤 직원이 다시 오더니 자기의 친구이며 믿을만한 가이드를 소개해줄테니 그 사람과 같이 갔다 오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차를 불러줬고 공항지역으로 나갔더니 가이드가 나와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공항쪽에 이렇게 시티투어 가이드가 늘 있는 걸로 아는데 그 중에서도 믿을만한 사람으로 소개해줬나보다. 우선 시내로 나가려면 페리를 타거나 택시를 타야하는데,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고, 택시는 편도 5달러, 페리는 편도 1달러인데, 사실상 셋이 움직이니 가격도 별 차이 안났고 무엇보다 페리는 에어컨이 안나왔기 때문에 택시로 선택. 굉장히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택시를 잡더니, 쇼핑을 하고 싶다고 들었는데 정확히 어떤 종류를 원하느냐고 물었고 마그넷이나 키링같은거를 사고 싶다고 말했더니 한 가게로 안내했다.

 

사진을 안찍어서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는데, 대략 이런 느낌의 가게였다. 마그넷과 샌드보틀, 키링, 조각품, 씨쉘, 몰디브 현지 화폐 셋트, 동전 셋트 등 정말 다양한 기념품들이 있었고 가격도 (당연하겠지만) 리조트 안에서 샀던 것보다는 저렴했다. 개당 3~6$정도 하는 마그넷들이 있었는데, 가격이 마음에 안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재미삼아 흥정도 해봤다.

 

말레 시내 기념품샵. 정말 많은 상품이 있어서 한참 골랐다.

 

여기서 구매를 마치고 다른 기념품샵도 가보겠냐고 물어서, 근처의 가게 두 군데를 더 가봤는데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 처음에 샀던 것 만큼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비행 시간까지 아직도 좀 남아서 배가 고프면 저녁을 먹겠느냐 아니면 historical place들을 둘러보겠느냐 물어서 당연히 시내구경 + 간단하게 시티투어를 부탁했다. 

 

새로 지은 건물들이나 근대사에 관련된 건물들도 둘러보았고 몰디브에 이슬람이 들어오게 된 이야기, 최초의 이슬람 사원, 유적지들과 현대의 정치에 대한 얘기도 해줬고 정말 아무 생각없이 시작한 투어치고 굉장히 알차고 즐거웠다. 가이드에 따라 평이 좀 갈릴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남는다면 라운지에만 앉아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시티투어를 추천한다. 택시타고 시내에서 내린 다음 걸어서 돌아다니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네이버에서 말레 시내 관광 이런 식으로 쳐보면 나오는 명소들 한 10곳은 한시간반~두시간 내로 다 돌 수 있다. 가이드 비용은 딱히 정해져있지는 않고 팁으로 주는 식인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족스러워서 팁을 꽤 줬다. 나는 만족하면서 준 돈인데 제발 그들에게 적은 금액이 아니길...

 

깔끔한 몰디브의 사원

 

시내에 있던 사원. 여섯시가 되니 기도를 알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기도하러 모인 몰디브 사람들

 

역사적으로 뭔가 중요한 건물이었는데, 까먹었다...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공항으로 다시 돌아갔다. 센레 직원들이 짐을 갖다줬고, 정말 친절하게도 가이드가 그 짐을 들고 우리와 같이 체크인 줄에 기다려줬다. 짐 검사를 받고 출국장으로 나가는 순간까지 우리를 배웅해주었고 이렇게 잊지못할 몰디브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신혼여행은 두바이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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