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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공항에서 마카오 가는 법(홍콩여행이었던 것, KE 603 Biz 후기)

홍콩-마카오

by 그리부이 2022. 12.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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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겨울, 취준생이었던 나는 취직이 결정되었고 같이 취준을 하던 대학 선배와 홍콩-마카오 여행을 다녀왔었다. 그때의 시기 때문이었는지, 나의 상황과 감정 상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왕가위 영화를 좋아하던 나의 취향 때문인지, 유럽과 아시아가 뒤섞인 정말 독특한 풍경과 특유의 정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나의 수많은 여행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었었다. 취직을 하고 3년 정도 지난 19년 가을, 어느 정도 각자의 회사에서 자리도 잡았던 우리는 다시 한 번 홍콩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러나 홍콩 범죄인 인도조약에 대한 시위가 민주화 시위로 확산되며 점점 여행은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여행을 계획했던 10월에 나의 솔직한 생각은, 중국이 절대 물러설 리 없으니 사실상 지금이 내가 생각하던 홍콩을 추억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그리고 실제로 하나의 중국이 되어버렸다) 부모님과 주변의 많은 걱정을 무시하면서까지 홍콩으로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마카오로 가는 것. 홍콩 In-Out 비행편은 이미 마일리지로 예매가 끝났었기 때문에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고 페리로 환승하여 마카오로 가는 방법이 있었다. 둘 다 바빴던 터라 출발 일주일 전 급하게 마카오로 변경하고 세부적인 계획없이 우선 떠나기로 했다. 
 
공항에서 만난 우리는 그때부터 어디를 볼지, 어디를 갈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큰 걱정이 없었던 이유는 마카오 관광청에서 가이드북을 받아두었기 때문. 마카오 관광청에서는 가볼만한 스팟들, 맛집, 도보여행, 쿠폰북 등 다양한 정보를 개별 책자로 잘 정리하여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관광청 정보인만큼 마카오의 문화에 대해서도 자세하고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개별책자로 정리되어 컨셉에 맞게 계획을 짜기에도 좋다.
 
마카오 관광청은 시청 앞 프레지던트 호텔에 위치하고 있어, 시간이 된다면 직접 방문하여 책자를 받아올 수 있다. 나는 시간이 되어 직접 방문했는데, 혹시 방문이 어렵다면 온라인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택배비만 본인이 부담한다면 모든 책자와 쿠폰북을 다 보내주신다. 아니면 마카오 관광청의 홈페이지에서 해당 책자들을 PDF 파일로 제공하고 있으니 여기서 직접 확인해도 되겠다. (마카오 관광청, https://www.macaotourism.gov.mo/ko/travelessential/useful-info/brochures)
 

저 많은 책자를 예쁜 봉투에 담아서 가져올 수 있다.

 
우리는 KE603편 프레스티지 석으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아침일찍 인천공항 2터미널로 향했다. 나중에 다른 후기에서 더 자세히 다뤄볼 생각인데, 프레스티지/퍼스트 이용 고객은 프리미엄 체크인 데스크를 이용할 수 있다. 겉에서 보면 되게 멋지게 해놔서 안에 뭐 특별한게 있나 싶은데 막상 들어가면 똑같이 생겼다. 그러나 퍼스트는 저 안에서도 다른 게이트를 통과하여 훨씬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그 후기는 다음에. 아무래도 프레스티지 전용 데스크다 보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체크인해서 좋았다. 오래전 여행이라 비행과 관련한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았는데, 아침 일찍 출발하다보는 비행기다보니 가벼운 메뉴 위주로 구성되어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침일찍 출발하는 비행기였는데도 출장가시는 분들이 많았는지 중거리 노선인데 B777-300ER이 뜨더라. 덕분에 프레스티지 스위트 좌석이라 좋았다. 사무장님이 와서 인사해주시고 뽀글이 한 잔 주시면서 메뉴를 물어보셨는데, 비빔밥은 이제 질려서 다른 메뉴로 시켰다.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데스크. 별거없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전채요리. 아침이지만 뽀글이는 마셔줘야지.

 

관자랑...매쉬랑...닭가슴살이었던 걸로 기억. 아침으로 무난한 메뉴였다.

 

대한항공의 후식으로는 역시 하겐다즈.

 
첵랍콕 공항에 내려서 트랜스퍼 페리 데스크로 향했다. 그런데 세상에, 열한시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공항에서 마카오로 바로 가는 페리 편은 하루에 네 개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구룡의 페리에서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것 같긴했는데, 하필 10시 배가 지나간 터라 다음 배는 16시... 하는 수 없이 표를 구매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PP카드도 있어서 라운지를 갈까 했다가, 그래도 기왕 홍콩 여행으로 계획했던 여행인데 비록 공항이어도 홍콩 기분이라도 내자는 말에 트랜스퍼 라운지 옆의 식당으로 갔다. 완탕면과 오리덮밥, 밀크티를 주문했다.

지금보니 야채 메뉴도 시켰다.

 

오리 덮밥. 아무리 공항 식당이어도 현지의 느낌은 느낄 수 있었다.

 
느낌 내는 것 제대로 내보려고 근본 넘치는 메뉴들을 주문하고 여유롭게 먹었더니 어느새 페리를 타러 갈 시간, 트랜스퍼 페리 게이트로 향했다. 마카오의 페리 터미널은 구시가지 쪽에 있는 Outer Harbour Ferry Terminal과 신시가지인 코타이 쪽에 있는 Taipa Ferry Terminal이 있다. 홍콩 시내에서는 양 쪽을 골라서 갈 수 있지만 공항에서는 타이파로 가는 페리밖에 없었다. 어차피 지난 마카오 여행 때는 구시가지 위주로 돌아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코타이로 일정/숙소를 맞춰놔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타이파로 데려다 줄 코타이 워터 젯.

 

코타이에 도착하는 장면을 찍고 싶었다.

 
두 시간 정도 물살을 가르다보니 마카오에 도착을 했다. 마카오도 중국의 특별자치구이기 때문에 아무리 홍콩에서 페리로 이동하는 것이어도 별도의 출입국 심사를 한다. 요새는 홍콩에서 마카오로 가는 다리가 완공되어 버스로도 이동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버스로 가도 중간에 내려서 심사를 받는 것은 동일하다고 한다. 입국장에 들어서니 비로소 마카오의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입국장에 들어서니 실감나는 마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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