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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며,

개똥철학

by 그리부이 2022. 11. 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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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적부터 여행이 좋았다.

새로운 골목길로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음식점에 가서 새로운 메뉴를 먹어보는 것을 좋아하고, 박물관 / 미술관 구경을 좋아하던 나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또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나서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나는 참 운이 좋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여행을 조금이라도 어린 나이에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고 체력이 있을때는 돈이 없기 마련이라 어린 시절에 많이 다니는 것은 쉽지 않다. 10대, 20대의 나이에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 너무나 신기한 경험을 하고 마치 다음날 잠을 깨면 사라질 것 같은 가상의 세계를 돌아다니는 일은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하는 일에는 서툴렀던 것 같다. 그 순간을 즐기기에도 모자란 시간이기도 했고, 내가 느꼈던 그 감정들, 그 순간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남들 다 찍는 인증샷도, 마그넷도, 심지어는 여권의 출입국 도장마저도 남겨놓지를 않았다. 

 

핸드폰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사진. 아이폰을 처음 사고 갔던 군산 여행 사진이다.

 

그렇게 십수년이 지나고, 전례없던 코로나로 인하여 나의 여행이 잠시 멈추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여행 블로그 / 유튜브를 재미있게 보기 시작했다. 블로그 / 유튜브를 찬찬히 둘러보니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있더라도 참 다양하게 받아들이게 되더라. 내가 이미 가봤던 장소도 나와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나의 입맛대로 쓰는 나의 여행기다. 사진을 참 못찍다는 것, 다른 블로거들처럼 주기적이고 엄청난 양의 업데이트는 꿈도 못꾼다는 것(이 분들이 가진 시간과 열정과,,, 막강한 재력?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은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과 나 자신에게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나의 눈으로, 나의 귀로, 나의 입으로 느꼈던 모든 것들을 나의 속도로 써나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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